법무사기업컨설팅사례 [합병에 관한 컨설팅 1]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던 기업들이 ‘규모의 불경제’라는 역풍을 맞자, 다시 회사를 쪼개기 시작한 것이다.
거꾸로 지금도 합병이 기업구조조정의 수단으로도 사용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채무초과 회사를 해산회사로 하는 합병이다.
먼저 채무초과 시점에 대한 검토를 해 보아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합병 시점의 전년도 재무상태표가 채무초과인지 여부를 검토하는데, 사실 합병의 효력발생일에 해산회사가 채무초과 상태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는 것이 대법원의 취지에 부합한다.
회사전문
어떤 경제학자는 한국도 일본형 장기불황 시대와 같은 경제상태라고 진단한다. 구조조정이 필요한 그룹사들의 기업 구조조정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신문기사도 나고 있다. 알짜 기업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지만, 현금을 쌓아 두고 있는 기업들의 곳간이 쉬이 열리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도 기업들도 ‘규모의 경제’를 부르짖으며, 기업간의 합병을 통하여 성장을 갈구했던 시대가 있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IMF 이전까지가 그런 시대였다. 물론 IMF 이후에도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금융자본은 여전히 자본의 집적이 필요했고, 자본 집적의 주요 수단으로 ‘합병’을 애용했다.
신한은행이나 하나은행이 이렇게 성장해온 대표적인 기업이라 할 수 있다.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던 시대가 저물자, 곧 ‘규모의 불경제’를 논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를 반영해서 20세기 말 상법에 회사분할제도가 도입되었다,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던 기업들이 ‘규모의 불경제’라는 역풍을 맞자, 다시 회사를 쪼개기 시작한 것이다. 회사분할이 ‘규모의 불경제’ 시대의 기업구조조정의 주요수단으로 등장했다, 하나의 거대기업을 수개로 분할해서 매각하거나, 부분 매각하는 형태를 취했다. 그러나 합병이 규모의 경제를 추구할 때만 쓰이는 수단은 아니다.
거꾸로 지금도 합병이 기업구조조정의 수단으로도 사용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채무초과 회사를 해산회사로 하는 합병이다.
필자는 통화중에 재빨리 대법원 예규를 검색해서 대법원 예규에 따르면 “채무초과회사를 해산회사로 하는 합병은 자본충실의 원칙 그리고 합병의 공정성을 유지하여 존속회사의 주주와 채권자를 보호해야 하는 점 및 합병차익을 전제로 한 상법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 해 주었다. 그리고 동시에 실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결국 벌집을 건드린 꼴이 되고 말았다. “아니, 법무사님! 누가 그걸 몰라 전화했단 말입니끼?” 처음에는 나한테 따질 기세였는데, 대법원 예규를 말하는 순간, 나한테 따지고 있었다. “합병이 기업구조 조정의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대법원이 이런 예규를 만들면, 합병의 또 다른 사회적 기능을 간과하고 있는 거예요. 존속회사의 주주도, 해산회사의 주주도, 존속회사의 채권자도, 해산회사의 채권자도 모두 채무초과 회사를 흡수합병해야만 모회사(존속회사)와 자회사(해산회사) 모두 살아 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도대체 왜 대법원만 안된다는 겁니까? 이거 정말 법률에 기초한 예규 맞습니까? 이걸 인정하지 않아서 사회적으로 얼마나 많은 비용을 치르고 있는지 알고 이러는 겁니까? 두 회사 모두 죽일 작정입니까?” 그런데, 이 양반 얼마나 흥분했던지, 그러면 어떤 대안이 있는지 묻지도 않고 전화를 끊었다.
1. 채무초과 시점의 판단
먼저 채무초과 시점에 대한 검토를 해 보아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합병 시점의 전년도 재무상태표가 채무초과인지 여부를 검토하는데, 사실 합병의 효력발생일에 해산회사가 채무초과 상태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는 것이 대법원의 취지에 부합한다. 전년도 재무상태표로는 채무초과 회사라 하더라도, 합병 당해연도에 유상증자가 이루어 졌거나, 영업실적이 개선되었을 경우 합병의 효력발생 시점(합병등기신청일)에는 채무초과를 벗어났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합병계약서를 승인하는 주주총회일에는 합병의 효력발생일의 재무상태표를 알 수 없으므로 합병계약서 작성 당시 합병비율을 정하는 기준이 되는 해산회사의 재무상태표를 기준으로 하여 해산회사가 채무초과 상태인지 여부를 판단한다.
이 때를 기준으로 채무초과인지 여부를 확인할 경우 의외로 채무초과 상태를 벗어난 해산회사도 많다. 만약 합병계약서의 기준 시점의 재무상태표도 채무초과라고 한다면, 합병에 앞서 해산회사의 채무초과 상태를 해소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이다. 이를 해소하는 방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회계상 가능하다면 해산회사의 재무상태표에 해산회사의 영업권을 선반영 하는 방법이다. 어차피 합병 후 재무상태표에 해산회사의 채무초과금액만큼 영업권(자산)으로 처리되므로, 해산회사의 합병기준 재무상태표에 영업권을 계상하는 것인데, 회계파트에서 가능성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둘째, 채무초과 회사를 합병할 때, 존속회사가 모회사고 해산회사가 자회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해산회사의 채무도 모회사 또는 대주주로부터 차용한 채무가 대부분인데, 이 채무를 면제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만 채무면제이익이나, 부당행위부인 또는 배임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실무상 채무면제를 하는 예는 많지 않다. 셋째, 모회사나 대주주가 가지고 있는 채권을 출자전환하는 방법이다, 2011년 개정상법 시행으로 신주인수인(모회사나 대주주)의 주금납입채무와 신주발행회사(해산회사)의 채권을 상계처리할 수 있으므로, 실무상으로는이 방법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채무면제이익이나 부당행위부인 또는 배임죄 문제가 발생할 여지 또한 거의 없다. 다만 해산회사가 합병 전에 신주를 발행해야 하므로 신주발행에 따른 등록면허세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러나이 또한 할증발행을 통해 일정 부분 해결할 수 있으므로 큰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법무사를 하면서, [채무초과회사를 해산회사로 하는 합병은 안된다]는 대법원예규에 대해 하소연 조로 질문을 하는 정말 많은 회사 담당자나 회계사, 세무사, 변호사를 만날 수 있었다. 심지어 채무초과회사를 해산회사로 하는 합병등기를 신청했는데, 등기관이 대법원 예규를 들어 등기를 해 주지 않는데 어떻게 하냐는 법무사들의 문의도 심심치 않게 접한다. 이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 이하 이와 관련하여 필자가 대법원에 질의했던 내용중 일부임 -
2. 자본충실의 원칙
자본충실의 문제는 존속회사와 관련하여 발생하는 바, 존속회사가 이익준비금, 자본준비금, 임의적립금 등 내부 유보된 준비금이 해산회사의 채무초과를 상회할 경우 자본충실의 문제는 원칙적으로 발생하지 아니하며,
3. 존속회사의 주주·채권자 보호
존속회사의 특별결의가 원칙이며, 합병반대주주들에게 주식매수청권이 인정되고 있고(상법 552의3), 채권자들은 채권자보호절차내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으며(상법527조의5),
상법 제527조의5(채권자보호절차)
4. 합병차익
상법 459조 3항의 합병차익에 대한 조항은 [자본액을 초과하는 때]로 규정하여 자본액을 초과하지 않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상법 제459조 제3항(자본준비금)
5. 회계처리
해산회사가 채무초과일 때, 기업회계기준에 의하면 존속회사가 그 초과분에 대해 영업권(재무상태표상의 자산계정)으로 둔 후, 일정기간 상각하게 하여, 해산회사가 채무초과상태인 것을 기업회계기준이 인정하고 있으며,
6. 미래가치 평가
상업등기선례 제2-78호
채무초과회사의 미래가치 평가, 또는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을 위해 채무초과회사와 합병을 하는 것으로, 단순히 재무상태표상 채무초과상태인가의 여부만 가지고, 해산회사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7. 결론과 대법원 선례의 변경
따라서 상법상 주주 및 채권자의 보호절차를 진행하는 경우에는 채무초과회사를 해산회사로 하는 합병도 가능하다고 해석합니다.
다시 원래의 질문으로 되돌아가 보자. 이 회사는 워크아웃 상태에 있었으므로, 채권자들이 자금집행 뿐만 아니라, 기업의 구조조정에 대한 주요한 의사를 결정한다. 그러면이 회사의 채권자협의회에서는 왜 채무초과회사를 해산회사로 하는 합병을 하자고 했을까? 건설업은 전년도 실적이 어땠는지에 따라 공사 입찰의 자격이 결정된다. 자회사를 파산해 버리면 모회사는 그 회사의 건설업 면허와 실적을 승계할 수 없다. 그러나 합병을 하게 되면 자회사의 건설업 면허와 실적을 승계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채무초과회사인 자회사의 ‘영업권’이 된다. 그런데, 이 영업권은 원칙적으로 자회사의 재무상태표에 표시되지 아니하므로, 단순히 자회사(해산회사)의 재무상태표만 보면 부(負)의 순자산이 표시되어 채무초과회사가 되는 것이다.
대법원은 ‘규모의 경제’시대-태평성대시대-의 합병의 순기능만 보았을 뿐, 기업구조조정의 수단으로서의 합병의 기능을 간과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법률적 관점과 경제적 관점이 충돌할 때, 법해석은 현실의 막힌 물고를 터주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일본은 채무초과회사를 해산회사로 하는 합병을 허용한지가 수년이 지났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일본과 달리 여전히 태평성대의 시대라고 생각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