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자보호절차에 관한 실무적 고찰
회사가 감자, 합병, 분할(비연대채무로 하는 경우), 분할합병, 조직변경 등을 하는 경우에는 상법의 규정에 따라 채권자보호절차를 진행하여야 한다 [1].
이러한 절차는 회사의 자본구조나 책임재산에 변동을 가져오는 행위로부터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으로서, 그 이행 여부는 해당 절차의 효력과 직결된다.
이 글은 실무에서 채권자보호절차를 진행하면서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그 법적 근거와 구체적 진행 방법, 개별최고의 대상이 되는 채권자의 범위, 채권자의 이의와 그에 대한 회사의 조치, 절차 위반의 효과를 차례로 정리함으로써, 실무상 판단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회사의 감자·합병·분할 등에 있어서
채권자보호절차에 관한 실무적 고찰
염 춘 필
Ⅰ. 서론
회사가 감자, 합병, 분할(비연대채무로 하는 경우), 분할합병, 조직변경 등을 하는 경우에는 상법의 규정에 따라 채권자보호절차를 진행하여야 한다 [1]. 이러한 절차는 회사의 자본구조나 책임재산에 변동을 가져오는 행위로부터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으로서, 그 이행 여부는 해당 절차의 효력과 직결된다.
그동안 실무에서는 채권자가 실제로 이의를 제기하는 사례가 극히 드물어 채권자보호절차가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은행 등 금융기관과 주요 채권자, 보증기관이 이의를 제기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위 절차를 진행할 때 채권자보호절차가 실질적인 쟁점이 되고 있다.
이 글은 실무에서 채권자보호절차를 진행하면서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그 법적 근거와 구체적 진행 방법, 개별최고의 대상이 되는 채권자의 범위, 채권자의 이의와 그에 대한 회사의 조치, 절차 위반의 효과를 차례로 정리함으로써, 실무상 판단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Ⅱ. 채권자보호절차의 법적 근거
1. 상법 제232조의 규정
채권자보호절차의 기본 규정은 합병에 관한 상법 제232조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회사는 합병의 결의가 있은 날부터 2주 내에 회사채권자에 대하여 합병에 이의가 있으면 일정한 기간 내에 이를 제출할 것을 공고하고, 알고 있는 채권자에 대하여는 따로따로 이를 최고하여야 한다. 이 경우 그 기간은 1월 이상이어야 한다.
② 채권자가 제1항의 기간 내에 이의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합병을 승인한 것으로 본다.
③ 이의를 제출한 채권자가 있는 때에는 회사는 그 채권자에 대하여 변제 또는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하여 상당한 재산을 신탁회사에 신탁하여야 한다.
2. 준용 범위
감자, 분할(연대채무로 하지 아니하는 경우), 분할합병 등에 대하여도 위 상법 제232조의 규정이 준용된다 [2]. 따라서 이들 절차에서도 합병과 동일하게 공고·개별최고와 이의에 대한 조치가 요구된다.
3. 채권자보호절차가 면제되는 경우
다만 모든 경우에 채권자보호절차가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결손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무상감자의 경우에는 회사의 책임재산에 실질적 변동이 없으므로 채권자보호절차를 거치지 아니한다. 또한 회사가 분할을 하면서 분할 전 채무에 대하여 각 회사가 연대책임을 부담하기로 하는 경우에는 채권자의 지위가 약화되지 아니하므로 채권자보호절차를 진행하지 아니한다.
Ⅲ. 공고 및 개별최고
1. 공고 및 개별최고의 시기
감자와 합병 등을 하는 경우에는 이를 승인하는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은 날부터 2주 내에 공고와 개별최고를 하여야 한다. 실무상으로는 승인 당일 또는 그 다음날 공고와 최고를 하는 예가 가장 많으며, 공고와 최고는 같은 날 함께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 공고방법
주식회사의 경우 정관과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공고방법이 기재되어 있다. 회사는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일간신문을 공고방법으로 정한다. 정관과 등기사항전부증명서상의 공고방법이 서로 다른 경우에는 등기사항전부증명서상의 공고방법에 따라 공고하는 것을 권하되, 이때에는 별도의 상담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첫째,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고하는 경우에는 공고 첫날과 마지막 날에 도메인, 공고내용, 출력일자가 모두 나타나도록 화면을 출력하여 보관하여야 한다. 홈페이지에 공고할 수 없거나 회사의 사정으로 홈페이지 공고를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등기사항전부증명서상의 공고방법으로 지정된 신문에 공고한다.
둘째, 신문에 공고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공고방법에서 정한 신문에 공고하여야 하며, 공고가 게재된 신문을 보관하였다가 법무사 사무실에 제공하여야 한다.
셋째, 법무사의 역할과 관련하여, 홈페이지에 공고하는 경우에는 법무사 사무실에서 공고 문안을 제공한다. 신문에 공고하는 경우에는 법무사 사무실에서 광고대행회사에 공고를 의뢰하며, 그 비용은 회사가 광고대행회사에 지급한다.
3. 개별최고의 방법
회사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대하여는 개별최고를 한다. 부득이한 경우 이메일로 하는 예도 있으나, 거의 대부분은 문서로 한다. 문서로 하는 경우에는 등기우편으로 발송하고 그 영수증을 보관하여야 한다. 특히 이의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채권자나 향후 분쟁 가능성이 있는 채권자에 대하여는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개별최고의 대상이 되는 채권자
개별최고서는 그 발송 시점까지 회사가 알고 있는 모든 채권자에게 발송하는 것이 원칙이다. 실무에서 그 범위가 문제되는 경우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소액채권자에 대하여도 개별최고를 하여야 한다. 과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병할 당시 양 은행에 소액을 예금하였던 채권자에 대하여도 모두 개별최고서를 발송한 사례가 있다. 다만 다수의 소액채권이 수시로 발생하고 곧바로 변제가 이루어지는 회사의 경우 모든 소액채권자에게 개별최고를 발송할 것인지가 문제되는데, 법률상으로는 당연히 개별최고를 하여야 하나 이를 생략하는 회사도 적지 않다. 실무에서 아직 문제가 된 사례는 없으나, 최고 여부는 회사가 판단할 사항이다.
둘째, 소송 중인 채권자에 대하여도 개별최고를 하여야 한다. 채권의 존부나 채권액에 관하여 다툼이 있더라도, 그 채권자가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에는 변제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
셋째, 미납한 세금이 있는 경우 국세청 등에 대하여 개별최고를 하여야 하나, 실무상 개별최고를 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넷째, 회사에 재직 중인 임직원의 임금채권이 개별최고의 대상이 되는지에 관하여는 논란이 있으나, 실무에서 재직 중인 임직원에게 개별최고를 하는 사례는 없다.
다섯째, 채권자가 외국에 있는 회사인 경우에도 그 회사는 개별최고의 대상이 된다.
여섯째, 신용보증기금 등으로부터 보증서를 발급받아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경우에는, 은행뿐만 아니라 보증채권자인 신용보증기금도 개별최고의 대상이 된다.
Ⅳ. 채권자의 이의와 회사의 조치
1.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채권자
회사에 대하여 채권을 가지는 채권자는 모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변제기가 도래하지 아니한 채권자도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채권의 존부나 채권액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채권자 역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2. 이의의 방법
감자나 합병 등에 이의가 있는 채권자는 채권자 이의신청 기간 내에 회사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의 제기의 방법은 법정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구두나 이메일로도 가능하나, 실무에서는 내용증명 우편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3. 채권자 이의의 최근 동향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채권자가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은행이나 보증기관이 채권자 이의를 제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감자·합병 등 채권자보호절차가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려는 회사는, 주주총회를 개최하기 전에 은행 등 금융기관, 보증기관, 주요 매입처 등 주요 채권자를 만나 감자나 합병의 취지를 설명하고, 이의를 제기할 것인지를 사전에 확인한 후 그에 대한 대비를 하여야 한다.
4. 채권자 이의에 대한 회사의 조치
채권자가 이의를 제기한 때에는 회사는 변제, 상당한 담보의 제공, 또는 상당한 재산의 신탁 중 하나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
첫째, 변제이다. 채권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해당 채무를 변제하여야 하며, 변제기가 도래하지 아니한 채무라도 마찬가지이다. 변제를 함에 있어 채권자가 이를 수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해당 금원을 공탁할 수 있다.
둘째, 상당한 담보의 제공이다. 회사는 인적담보나 물적담보를 모두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실무상 금융기관의 보증증권을 발급받아 제공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인적담보를 제공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물적담보로는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제공하거나 예금에 질권을 설정하여 제공할 수 있으며, 구체적인 담보는 채권자와 채무자가 합의하여 정한다.
셋째, 신탁회사에 대한 신탁이다. 회사는 변제나 담보제공 외에 채권자로 하여금 변제를 받게 할 목적으로 신탁회사에 상당한 재산을 신탁할 수 있다. 다만 신탁회사에 신탁하는 실무상 사례는 거의 없으며, 2022년에 한 건이 진행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Ⅴ. 채권자보호절차 위반의 효과
1. 절차 진행 중 위반
채권자가 이의를 제기하였음에도 회사가 변제 등의 조치를 하지 아니하면 해당 절차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 예컨대 감자나 합병을 진행하던 중 채권자가 이의를 제출하였는데 이에 대한 보호절차를 진행하지 아니하면, 감자나 합병을 할 수 없고 해당 절차는 중단된다.
한편 감자나 합병을 할 때에는, 대표이사가 법적 절차에 따라 채권자보호절차를 진행하였고 이의를 제출한 채권자가 없거나 이의를 제출한 채권자가 있었으나 변제하였다는 취지를 기재한 진술서를 등기소에 제출한다. 원칙적으로 채권자보호절차를 진행하지 아니하였다면 해당 절차는 중단되고 감자나 합병의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하므로, 그 등기를 할 수 없다.
2. 등기 완료 후 — 무효의 소
감자나 합병을 하면서 일부 채권자에게 최고서를 발송하지 아니하였으나 감자나 합병의 등기가 완료된 경우, 해당 채권자는 등기일부터 6월 이내에 감자 또는 합병의 무효의 소를 법원에 제기할 수 있다.
3. 분할의 특수성
분할의 경우는 감자나 합병과 달리 취급된다. 일부 채권자에 대한 개별최고 등을 누락하였음에도 분할등기가 완료된 경우, 그 분할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고 해당 채권에 대하여는 각 회사가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본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다 [3]. 이는 분할에 관하여 연대책임을 원칙으로 하고 채권자보호절차를 거친 경우에 한하여 그 책임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상법의 구조와 맞닿아 있다.
Ⅵ. 결론
채권자보호절차는 감자·합병·분할 등 회사의 책임재산에 변동을 가져오는 행위에서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강행적 절차로서, 그 이행 여부는 해당 절차의 효력과 직결된다. 과거에는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 금융기관과 보증기관을 중심으로 이의가 증가하면서 그 실질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회사는 절차에 착수하기 전에 주요 채권자의 의향을 사전에 확인하고, 공고와 개별최고를 빠짐없이 이행하며, 이의가 제기될 경우 변제·담보제공·신탁 중 적절한 조치를 준비하여야 한다. 특히 개별최고의 대상이 되는 채권자의 범위와, 감자·합병과 분할에서 절차 위반의 효과가 달라지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사전 준비와 절차의 충실한 이행이야말로 분쟁을 예방하고 절차의 효력을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할 것이다.
[1] 상법
상법 제232조(채권자의 이의)
[2] 분할 또는 분할합병으로 설립되거나 존속하는 회사는 분할 전 회사의 채무에 관하여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을 지는 것이 원칙이며(상법 제530조의9 제1항), 채권자보호절차를 거쳐 그 책임을 분할되는 부분에 한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