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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의장의 법적 지위와 권한

한길합동법무사사무소 · 법무사 염춘필 · 2026-09-28

― 선임 근거, 의결권의 한계, 유고 시 대응과 의사록·등기 실무를 중심으로 ―

법무사 염 춘 필 (한길합동법무사사무소)

상법은 주주총회 의장에 관하여는 선임과 질서유지권을 명문으로 정하면서도, 이사회 의장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이사회 의장의 선임 방식, 권한의 범위, 유고 시의 대행과 부당한 진행에 대한 대응은 대부분 정관과 이사회규정, 그리고 해석에 맡겨져 있다. 이 글은 이사회 의장이 정관 자치의 영역에 놓여 있음을 확인한 뒤, 의장은 이사로서 1개의 의결권을 가질 뿐 가부동수 시 결정권을 부여하는 정관 규정은 이사회 결의요건에 관한 상법 제391조 제1항에 반하여 효력이 없다는 점, 특별이해관계 있는 이사가 의장을 맡는 경우의 문제, 의장이 유고되거나 부당하게 회의를 종결한 경우의 대응을 검토한다. 끝으로 의사록 작성과 등기 실무에서 의장 표시가 갖는 의미를 살피고 정관 규정례를 제시한다.

주제어 : 이사회 의장, 정관 자치, 캐스팅보트, 특별이해관계, 의장 유고, 이사회 의사록, 상법 제391조

Ⅰ. 서론

이사회는 회의체 기관이므로 누군가가 회의를 열고, 안건을 상정하며, 표결을 진행하고 결과를 선포하여야 한다. 이 역할을 맡는 사람이 이사회 의장이다. 실무에서는 대부분 대표이사가 의장을 겸하기 때문에 의장의 지위가 따로 문제 되는 일은 드물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으로 대표이사와 다른 이사들이 대립하거나, 대표이사가 특정 안건의 이해당사자이거나, 의장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끝내고 퇴장하는 경우에는 “누가, 어떤 근거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가”가 곧바로 결의의 효력과 등기의 수리 여부로 이어진다.

이 글은 상법에 규정이 없는 이사회 의장의 법적 지위를 정리하고, 실무에서 반복되는 쟁점을 선임, 권한, 유고와 부당한 진행, 의사록과 등기의 순서로 검토한다.

Ⅱ. 이사회 의장의 법적 근거와 선임

1. 상법의 규율 공백

상법은 주주총회에 관하여 “총회의 의장은 정관에서 정함이 없는 때에는 총회에서 선임한다”고 정하고, 의장의 질서유지권까지 명시하고 있다.1) 또한 소수주주가 법원의 허가를 얻어 총회를 소집하는 경우 법원이 의장을 선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2) 반면 이사회에 관하여는 소집(제390조), 결의방법(제391조), 의사록(제391조의3)을 정할 뿐 의장에 관한 조문은 없다. 따라서 이사회 의장은 정관 또는 이사회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르고, 그 정함이 없으면 이사회가 스스로 정한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자본금 총액이 10억원 미만인 회사로서 이사를 1명 또는 2명 둔 경우에는 이사회가 존재하지 않고, 이사회의 권한 중 상당 부분을 각 이사(정관에 따라 대표이사를 정한 경우에는 그 대표이사) 또는 주주총회가 행사한다.3) 이러한 회사에서는 이사회 의장이라는 지위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정관 작성 시 이사회 의장 조항에 “이사회가 구성되지 않는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단서를 두는 것이 정리에 도움이 된다.

2. 선임 방식의 유형

실무상 이사회 의장의 선임 방식은 대체로 세 가지로 나뉜다. 정관이나 이사회규정에 아무런 정함이 없는 경우에는 회의 개시 시 출석이사의 호선으로 의장을 정하면 된다.

유형

내용

유의점

대표이사 당연직

“이사회의 의장은 대표이사로 한다”

대표이사 유고·이해충돌 시 대행 순서를 함께 규정

이사회 선임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에서 이사 중에서 선임한다”

임기와 해임 절차를 명확히 정함

정함 없음

회의마다 출석이사의 호선

의사록에 호선 경과를 기재

3. 금융회사 등의 특례

일반 주식회사와 달리 금융회사에 대하여는 법률이 이사회 의장의 선임을 직접 규율한다. 금융회사의 이사회는 매년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여야 하고, 사외이사가 아닌 자를 의장으로 선임하는 경우에는 그 사유를 공시하고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자를 별도로 선임하여야 한다.4) 경영진에 대한 감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하여 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를 원칙으로 삼은 것이다.

4. 소집권자와의 구별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 소집권자와 구별하여야 한다. 상법상 이사회는 각 이사가 소집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사회의 결의로 소집할 이사를 정한 경우에만 그 이사가 소집권자가 된다. 소집권자로 지정되지 않은 이사는 소집권자에게 소집을 요구할 수 있고, 소집권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거절하면 직접 소집할 수 있다.5) 소집권자가 곧 의장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다른 이사가 적법하게 소집한 이사회에서도 의장은 정관이 정한 자 또는 호선된 자가 맡는다.

Ⅲ. 이사회 의장의 권한

1. 의사진행권과 질서유지권

의장은 개회를 선언하고, 성원을 확인하며, 안건을 상정하고, 토의를 정리한 뒤 표결에 부치고, 그 결과를 선포하고 폐회를 선언한다. 발언 순서와 시간의 조정, 회의를 방해하는 발언의 제지와 같은 질서유지 권한도 회의체의 의장에게 당연히 인정되는 권한이다. 다만 이사회는 이사 전원이 동등한 지위에서 참여하는 기관이므로, 의장의 질서유지권은 주주총회 의장의 그것보다 제한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며 특정 이사의 발언이나 의결권 행사를 봉쇄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

2. 의결권과 가부동수 시 결정권

의장은 이사로서 다른 이사와 같이 1개의 의결권을 가질 뿐이다. 문제는 “가부동수인 경우에는 의장이 결정한다”는 정관 규정의 효력이다. 상법은 이사회의 결의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이사의 과반수로 하고, 정관으로 그 비율을 높게 정할 수 있을 뿐이라고 규정한다.6) 가부동수 시 의장에게 결정권을 주면 출석이사의 과반수에 이르지 못한 안건이 가결되어 결의요건을 낮추는 결과가 되므로, 이러한 정관 규정은 효력이 없다고 보는 것이 판례와 통설이다.7)

3. 특별이해관계 있는 이사와 의장

이사회 결의에 관하여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8) 그러나 의결권이 제한된다고 하여 의장의 직무까지 당연히 박탈되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의장의 직무는 회의 진행이라는 절차적 역할이고 의결권 행사와는 구별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해당사자인 의장이 진행한 결의는 공정성에 관한 분쟁을 부르기 쉬우므로, 실무에서는 해당 안건에 한하여 다른 이사가 의장 직무를 대행하도록 하고 그 경과를 의사록에 기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원격통신수단에 의한 이사회와 의장

정관에서 달리 정하지 않는 한 이사회는 이사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직접 회의에 출석하지 아니하고 모든 이사가 음성을 동시에 송수신하는 원격통신수단에 의하여 결의에 참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고, 이 경우 해당 이사는 이사회에 직접 출석한 것으로 본다.9) 의장 역시 원격통신수단으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의장은 성원 확인과 표결 결과 선포를 책임지는 자리이므로, 원격 참여자의 접속 상태와 발언·표결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미리 정해 두어야 한다. 의사록에는 회의 장소와 함께 원격통신수단으로 참가한 이사의 성명과 참가 방식을 기재하여 둔다.

Ⅳ. 의장의 유고와 부당한 진행

1. 유고 시의 직무대행

정관은 보통 “대표이사 유고 시에는 부사장, 전무이사, 상무이사의 순서에 따라, 이에 해당하는 이사가 없는 경우에는 이사 중 연장자 순으로 그 직무를 대행한다”는 식으로 대행 순서를 정한다. 의장이 결원이거나 출석하지 않은 경우에는 이 순서에 따르고, 정함이 없으면 출석이사의 호선으로 임시의장을 정한다.

2. 의장의 일방적 폐회와 퇴장

의장이 정당한 이유 없이 안건 심의를 거부하거나 폐회를 선언하고 퇴장한 경우, 남은 이사들이 회의를 계속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된다. 대법원은 주주총회에서 의장이 부당하게 폐회를 선언하고 퇴장한 뒤 남은 주주들이 임시의장을 선출하여 진행한 결의의 효력을 인정한 바 있다.10) 이사회에도 같은 법리를 원용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의장 퇴장 후에도 이사 과반수가 계속 출석하여 있다면 출석이사의 호선으로 임시의장을 정하여 회의를 계속할 수 있고, 이때에는 의장의 퇴장 경위와 임시의장 선출 경과를 의사록에 구체적으로 기재하여야 한다.

3. 법원에 의한 의장 선임의 부재

주주총회에서는 법원이 소집허가 결정을 하면서 의장을 선임할 수 있지만, 이사회에는 그러한 제도가 없다. 이사회에서 의장 문제로 회의가 공전될 때에는 결국 소집권자에 대한 소집요구와 직접 소집, 그리고 호선에 의한 임시의장 선출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Ⅴ. 의사록과 등기 실무

1. 의사록의 의장 표시와 기명날인

이사회 의사록에는 의사의 안건, 경과요령, 그 결과, 반대하는 자와 그 반대이유를 기재하고, 출석한 이사 및 감사가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여야 한다.11) 의장만이 아니라 출석한 이사와 감사 전원이 기명날인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주주총회 의사록과 다르다. 의사록에는 누가 어떤 근거로 의장이 되었는지(정관 규정, 대행 순서, 호선)를 밝혀 두는 것이 좋다. 출석 이사가 기명날인을 거부하면 그 사실을 의사록에 기재하여 둔다.

2. 의장 자격의 흠결과 결의의 효력

이사회 결의의 성립 여부는 결국 적법한 소집과 결의요건의 충족으로 판단된다. 정관이 정한 의장이 아닌 이사가 회의를 진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결의가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 하자가 결의의 공정성을 해할 정도인지가 문제 된다고 할 것이다. 등기관은 등기부와 신청서 및 첨부서류만으로 형식적 심사를 하므로, 실무에서는 의사록 자체에 의장 선임의 근거가 드러나도록 작성하는 것이 등기 보정이나 분쟁을 줄이는 방법이다.

3. 의사록 인증과 의장

이사회 의사록을 첨부하여 등기를 신청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공증인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12) 인증 실무에서는 대표이사가 회의가 적법하게 소집되었고 결의의 절차와 내용이 진실에 부합한다는 확인서를 제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대표이사와 다른 이사들이 대립하여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가 의장으로서 회의를 진행한 경우에는 대표이사의 확인서를 받기 어렵다. 이러한 경우에는 공증인이 회의에 참석하여 결의의 절차와 내용을 직접 확인하는 방식(참석 인증)을 활용하거나, 결의에 찬성한 이사들이 인증을 촉탁하는 방법을 검토하여야 한다. 의장의 선임 근거와 진행 경과가 의사록에 명확히 드러나 있을수록 인증과 등기 과정의 다툼이 줄어든다.

Ⅵ. 결론과 정관 규정례

이사회 의장은 상법이 규정하지 않은 정관 자치의 영역에 있다. 그러나 의장에게 가부동수 결정권을 주는 규정은 효력이 없고, 특별이해관계 있는 의장이나 의장의 일방적 퇴장과 같은 상황에서는 결의의 효력과 등기가 직접 영향을 받는다. 분쟁을 예방하려면 정관이나 이사회규정에 의장의 선임, 대행, 이해충돌 시 회피를 미리 정하여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고로 다음과 같은 규정례를 제시한다.

[정관 규정례]

제○조(이사회의 의장) ① 이사회의 의장은 대표이사로 한다. 다만, 대표이사가 2인 이상인 경우에는 이사회에서 정한 대표이사로 한다.

② 의장이 유고인 때에는 제○조에서 정한 순서에 따라 그 직무를 대행하고, 이에 해당하는 이사가 없는 때에는 출석이사 중에서 호선한 이사가 그 직무를 대행한다.

③ 의장이 결의에 관하여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안건에 대하여는 제2항에 따라 직무를 대행하는 이사가 그 안건의 의사를 진행한다.

④ 의장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의사진행을 거부하거나 회의장을 떠난 때에도 제2항과 같다.

참고자료

· 상법 제366조, 제366조의2, 제368조, 제390조, 제391조, 제391조의3

· 상법 제383조 / 공증인법 제66조의2

·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13조

· 대법원 1995. 4. 11. 선고 94다33903 판결

· 대법원 2001. 5. 15. 선고 2001다12973 판결

[주]

1) 상법 제366조의2 제1항, 제2항.

2) 상법 제366조 제2항.

3) 상법 제383조 제1항 단서, 제4항 내지 제6항.

4)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 제2항.

5) 상법 제390조 제1항, 제2항.

6) 상법 제391조 제1항.

7) 대법원 1995. 4. 11. 선고 94다33903 판결.

8) 상법 제391조 제3항, 제368조 제3항.

9) 상법 제391조 제2항.

10) 대법원 2001. 5. 15. 선고 2001다12973 판결.

11) 상법 제391조의3 제2항.

12) 공증인법 제66조의2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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